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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들 노는군! 두 친구들은 이 화상에게 좋은 술이 있다는 것을 알려서 일부러 약을 올려 놓고

마시게 해주지는 않겠다는 거지? 안돼 ! 이대로는 가지 못할걸!”매소천이 시치미를 뚝 떼고 제

자 도계원에게 말했다.”여보게 이 사람! 반 사발쯤 나누어서 이 스님께 맛보시도록 해드리는

게 어떻겠나?”도계원이 펄쩍 뛰며 대답했다.”그건 안 됩니다! 우리들은 천하제일방과 사생결단

을 하자는 판인데‥‥‥ 그리고 소생도 술 귀신입니다! 이런 판에 실컷 취하도록 마시지 못하면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하겠습니다! 두 분 두령님께 그 귀한 술을 한 사발씩 대접하겠다는 것은,

우리가 모두 같은 입장에서 생사를 같이하자는 사람들이기 때문입죠! 이 스님이야 천하제일방

이 무서워서 추호도 우리에게 협조하지 못하시겠다는데, 소생이 뭣 때문에 반 잔 술인들 이분께

나누어 드릴 필요가 있습니까?”주육화상은 또 두 눈을 딱 부릅뜨고 벽력같이 소리를 질렀다.

“누가 그래? 내가 천하제일방을 무서워한다구?”매소천이 선뜻 대꾸했다.”그럼 됐어! 천하에 맛있

는 술을 마시게 해줄 테니, 이번 일엔 손을 좀 빌려주게!”주육화상은 두 눈이 휘둥그래져서 눈

동자만 두리번두리번 굴렸다.”흥! 여태까지 떠들어댄 게 결국은 나를 시궁창으로 몰고 들어가

자는 수작이었군?”도계원이 성급하게 말했다.”힘이 되어 주시든 말든 그건 맘대로 하십쇼. 우

리는 강제로 요구하자는 건 아니니까요!”제일명이 통쾌하게 웃었다.”핫! 핫! 핫! 주육화상! 그

렇게 겁이 난다면 저 백일취 냉매향이라는 천하 명주는 맛볼 생각을 하지 말아야 돼! 우리 일

이 다 끝난 다음에, 내가 냉매선자에게 가서 한 잔쯤 얻어다가 맛이나 보게 해줌세!”세 사람이

공동 작전을 써서 쥐락펴락 하는 지라, 주육화상은 갈팡질팡 정신을 차릴 수 없게 되었다.

실성한 사람같이 큰 소리를 질렀다.”내 하지, 해! 내 한다니까‥‥‥‥ 하지만 그 두 주전자의

백일취 냉매향이란 천하 명주는 몽땅 내가 마시도록 해줘야 하네! 만약에 진짜 술이 아닐 경우

에는 아무리 약속을 했다지만 그때에는 이야기가 달라질 테니까.”도계원이 선뜻 물었다.”스님

은 아직도 취하지 않으셨나요?”주육화상은 거침없이 대답했다.”취하다니? 당치도 않네!”제

명이 웃으며 말했다.”여보게 도계원! 이 스님은 평소에 자신 없는 말은 하지 않는 성미인데‥‥

‥ 도대체 자네는 정말 백일취 냉매향이라는 명주를 마련해 가지고 있다는 건가?”도계원이 통

쾌하게 웃으며 대답했다.”핫! 핫! 핫! 그야 물론입죠!”말을 마치자 밖을 내다보며 고함을 질렀

다.”빨리 술을 들여 보내 주게!”선당(禪堂) 밖에서 누군가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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