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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추평은 깜찍스럽게도 또 한 번 깜짝 놀라는 척했다. 매서운 음성으로 자지러질 듯 소리를 질렀다.

“에그머니나! 젊은 친구! 어쩌자구 그 술을 마셨을까? 그 술은 함부로 마시면 큰일나는 술인데‥‥‥

‥”말을 마치자 천수관음 손추평은 무슨 생각을 했음인지, 앙가슴을 가리고 있던 옷자락을 홱 팽

개쳐 버렸다. 산봉우리같이 불쑥 나온 탐스런 유방을 뒤룩뒤룩 흔들흔들하면서, 짧은 속바지 하나

밖에 입은 것이 없는 알몸뚱어리로 돌아서서 상 앞으로 빨리 걸어갔다.냉차(冷茶) 한 잔을 따라 가

지고 침상 앞으로 되돌아왔다.침상 휘장을 활짝 걷어 올리고 당황한 척, 허둥지둥하며 성급히

말했다.”젊은 친구! 빨리‥‥‥ 빨리‥‥‥ 이 냉차를 마셔요! 그러면 훨씬 가라앉을 거야! 빌어

먹을 년들! 둘씩이나 있으면서 뭣을 하고 있었을까?”본능적인 정욕이 불길처럼 발작을 일으키고

있는 연비 앞에, 손추평의 벌거숭이 몸뚱어리가 접근하고 어른거린다는 것은 견디기 어려운 자

극이 아닐 수 없었다. 더군다나 여자의 육체에서만 풍겨나는 독특한 체취는, 연비의 타오르는

정욕의 불길을 더한층 부채질했다.어디서 용솟음쳐 나오는 힘인지, 물론 연비 자신도 알 수 없

었다.벌떡 몸을 일으켰다. 두 팔을 확 펼쳐서 쏜살같이 손추평에게 달려 들어 그 매끈하고 야들

야들한 육체를 으스러지도록 부둥켜 안았다.”에그머니나!”소리를 지르는 순간, 손추평의 손에

들고 있던 찻잔은 방바닥에 떨어져서 악살박살이 되어 깨져 버리고 말았다.짧은 속바지 하나밖

에 걸친 것이 없는 손추평의 풍만한 육체는, 미친 듯이 날뛰는 연비의 억센 힘을 못 이겨, 드디어

연비의 몸뚱어리 아래로 깔려 버렸다.”으으아아! 으으윽!”입을 틀어 막힌 사람같이, 손추평은

이상한 외마디 소리를 지르고 나서야 간신히 다음 말을 얼버무렸다.”이‥‥‥ 이봐! 저‥‥‥

젊은 친구! 이래선 안돼! 저‥‥‥ 젊은 친구! 아야야‥‥‥ 이건 숨이 막혀서‥‥‥ 이‥‥‥

이렇게 무지막지하게 덮쳐 들면‥‥‥‥”북! 북!비단이 찢어지는 소리가 연거푸 두 번 들렸다.

손추평이 몸에 입고 있는 다만 한 개의 짧은 비단 속바지가, 연비의 손으로 갈가리 찢겨졌다.

바로 이 찰나에, 들창 밖으로부터 누군지 냉소를 터뜨리며 준엄한 음성으로 말하는 소리가 들

려 왔다.”흐흐흥! 꼬락서니 볼 만하다! 이 천하에 부끄러움도 모르는 음탕한 계집년아! 아무리 탕

부(蕩婦)이기로 때와 장소를 가릴 줄 알 텐데‥‥‥ 이 청천 백일 아래서 이따위 짐승같이 추잡

한 짓을 거침없이 하고 있다니? 더러운 년! 정기봉의 체면이나 위신도 좀 생각해 줘야될 게 아니

냐?”천수관음 손추평에게는 청천 벽력 같은 소리였다.비록, 청년 연비의 바윗돌같이 내리누르고

덮쳐 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