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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뻐서 어쩔 줄 몰랐으며, 천하제일방 사람들은 극도로 놀랐고, 봉명장의 여러 사람들은 영문을 알 수

없어서 어리둥절하는 표정들이었다.왜냐하면, 오늘 이 자리에 몰려든 사람들은 모두가 무예계에서는

쟁쟁하다는 일류 고수급 인물들이었는데, 방금 경혼검 매약화 아가씨가 칼에 찔리려는 사마림 아가씨

를 구출해 내는 순간에, 어떤 한 사람도 아가씨의 신법(身法)을 똑바로 판단해 낸 사람이 없었기 때문

이었다.당사자인 일견사 허비는 말할 것도 없었고, 오묘 불가사의한 신법을 지녔다는 무영객조차, 뭐

가 뭔지 똑바로 인식할 겨를도 없이 사람의 그림자가 번쩍했을 뿐인데, 칼을 잡은 일견사 허비는 초

점을 잃고 뒤로 물러서 버린 것이었다.수많은 사람들은 매약화 아가씨의 하도 기막힌 재간에 입 밖에

내어서 말은 못하면서도, 저마다 이상하다는 생각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괴상한 일인데? 화산파의

무학(武學) 가운데는 이렇게 기기 묘묘한 신법은 없었을 터인데!”경혼검 매약화라는 처녀가 과거에 이

렇게 날쌔고 재빠르고 기기묘묘한 신법을 쓰는 것을 구경한 일이 없었는데!”이 아가씨가 실종된 지 며

칠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는 동안에 옛날과는 비교도 안 되는 딴 재간을 몸에 지녔다는 것은 기적만 같

은 사실인데!’매약화 아가씨의 얼굴빛은 서릿발이 뻗쳐 날 것만 같이 싸늘하고 매서웠다. 입 귀퉁이에

는 얼음장같이 차디찬 미소가 감돌았다.손에 잡은 경혼검을 비스듬히 아래로 쳐뜨리며 코웃음을 쳤다.

“흥! 일견사 허비! 그대도 아직 잊어버리지는 않았겠지? 왕년에 그대가 천산파(天山派)에 가담했었을

때, 영도자 사마 선생께서는 그대를 심복으로 여기시고 조금도 대우를 섭섭하게 하시지 않았는데, 그

대는 어째서 오늘날 배은 망덕하고 이 사마림 아가써에게 이렇게까지 악독하고 잔인하게 대한다는

거지?”매약화 아가씨는 물론 천산파의 영도자 사마림 아가씨의 부친이 일견사 허비의 독수(毒手)에

걸려 목숨을 잃었다는 복잡한 사연을 알지 못하고 하는 말이었다.이편에서 매약화 아가씨가 일견사

호통을 치고 있을 때, 허비의 공세를 감당하지 못해서 장검을 떨어뜨리고, 오른팔이 시큰시큰하고 불

편해진 연비는 사마림 아가씨를 껴안아서 일으켜 볼 생각을 했다.바로 이 순간.돌연, 또 한 사람의 그

림자가 바람처럼 날아들었다.연비는 대경 실색, 누가 또 자기에게 공격을 가하는 줄만 알고, 두 손을

홱 뒤집어서 닥쳐드는 사람에게 쌍장(雙掌)의 반격을 가하려고 했다.달려든 사람이 긴 한숨을 내쉬

면서 성급히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젊은 친구! 나야, 나!”연비는 정신을 바싹 차리고 노려봤다.그

사람이 바로 조금 전까지 사마림 아가씨와 나란히 서 있던 늙은 부인임을 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