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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흐흐흐! 흐흐! 그러면 이렇게 하기로 하지. 나에게 절을 세 번 정중하게 하란 말야. 그러면 내 중 녀석의 목

숨만은 살려 줄 테니.”주육화상이 선뜻 대답했다.”그래, 그래! 그거 참 좋은 방법이다. 그럼 우리 그렇게 하

기로 하지.”주육화상은 한 마디로 선선히 노파의 말에 승낙했다.봉명장 사람들, 그리고 동도, 서기, 그 밖의

수많은 사람들이 또 웃음을 못 참고 까르르‥‥ 광장이 다시 웃음 바다로 변해서 어수선했다.다음 순간, 그

많은 사람들의 시선은 일제히 신구라는 조그마한 개와 늙은 괴물이 싸우고 있는 장면으로 쏠렸다.삼대 문

파의 세 영도자와 강주 아가씨, 그 밖의 여러 여자들도 주육화상 때문에 소리 없는 웃음을 금치 못했다.

또다시 광장에 몰려 있는 백 개도 더 되는 많은 사람의 눈동자들이 일제히 주육화상에게로 쏠렸다. 여러

사람들은 흥미 진진한 눈초리로, 과연 주육화상이 실없는 소리를 잘하듯이 괴상한 늙은 부인에게 정중하

게 절을 하고 목숨을 살려 달라고 애원할 것인지 그것만 주시하고 있는 것이었다.주육화상은 절을 한 번

하겠다고 쾌히 승낙했는지라, 다 찢어진 승복을 단정히 여미고 흩어진 소맷자락도 제대로 매만지더니,

두말없이 다짜고짜로 정중하게 땅바닥에 꿇어 앉았다.괴상한 노파의 등덜미에 서 있던 무영객이 여전히

코웃음을 치면서 불쑥 한 마디를 노파에게 던졌다.”조심해야 돼! 저 화상 녀석은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까

!”무영객의 말소리가 그치는 순간, 주육화상은 갑자기 고개를 푹 수그렸다.그의 다 낡아 빠진 모자가 별안

간 쉭! 소리를 내더니, 곧장 괴상한 늙은 부인의 앙가슴을 노리고 날아들었다.늙은 부인은 무영객이 주의시

키는 말을 듣기는 했지만, 한 개 낡은 모자가 가슴패기로 덤벼든다는 수법은 세상에서 구경해 본 적이 없

었다.”히히히‥‥‥ 히히‥‥”늙은 부인은 대수롭게 여기지 않고 징글맞은 웃음소리를 터뜨리며 태연 자

약하게 버티고 서 있었다.모자가 신변 가까이 날아들었을 때, 늙은 부인은 돌연 손톱이 시뻘건 한쪽 팔을

쪽 뻗쳐서 그것을 움켜잡아 버리려고 했다.그럴 만한 겨를이 없었다.모두가 전광 석화같이 날쌔고 빠른

움직임이었다.그 낡은 모자가 부인의 손에 움켜잡힐 듯 하는 아슬아슬한 찰나에, 주육화상이 소리치는 음

성이 들렸다.”모자야! 살짝 저편으로 돌아라!”정말 괴상한 일이었다.늙은 부인의 손길이 스

칠 듯 말 듯 했을 때, 그 낡은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