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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요? 네? 할아버지 ! 얼마나 거추장스럽고 불편할까요?”소세옥은 웃을 수도 없고 울 수도

없는 기막히는 심정이었다.’적당히 꾸며대서 말대꾸를 해주는 게 옳을까?”그렇지 않으

면 잠자코 있는 게 좋을까?’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노인이 웃기는 하면서도 호되게 꾸

지람을 했다.”하하하‥‥‥ 묻지 말라면 묻지 않는 것이지! 너는 내 말이 귀에 들리지 않

는다는 거냐?”아가씨는 잠시 입을 다물기는 했다. 그러나 더욱 날카로운 눈초리로 소세옥

의 얼굴을 훑어보고, 오른발로 땅을 구르며 또 말했다.”묻지 말라시면 그만두죠! 뭐, 그다

지 희한한 일도 아닌데요!”말을 마치자, 회오리바람이 휘몰아치듯 날쌘 동작으로 집안으

로 줄달음질을 쳐 버렸다.노인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몇 번인지 고개를 옆으

로 흔들었다. 그러나 얼굴에는 여전히 자애로운 미소가 감돌고 있었다.아가씨가 집 안으

로 완전히 사라지기를 기다려서, 너털웃음을 치며 다음 말을 했다.”허허허! 그거 참! 어린

년이 너무 철없이 까불어서. 청년 협객! 초면 손님에게 큰 실례를 했지만, 과히 언짢게 생

각지 마시오!”소세옥은 얼른 상반신을 쳐들었다.”아가씨는 정말 천진 난만하십니다! 얼

전에 몸을 날리시던 묘한 경신술은 이 후배도 좀체로 따르기 어려울 만큼 놀라운 재간이

시던데요!””얼마 전이라니?”노인은 다소 놀라는 모양으로 다음 말을 계속했다.”오늘밤에

그애는 밖에 나간 일이라곤 없었는데 ‥‥‥‥”소세옥은 가슴속이 뜨끔했다.이 노인이 절

대로 거짓말을 할 사람이 아니라고 믿기 때문에, 자기 자신의 실언을 깨닫지 않을 수 없었

다.노인은 뭣인지 잠시 생각하더니, 홀연 껄껄껄 호탕하게 웃었다.”핫! 핫! 핫! 젊은 협객! 그

건 그대가 잘못 알았소. 그건 빙여가 아니라 이 노부가 키우는 한 마리 조그만 원숭이였소.

나는 그 원숭이란 놈에게 명령해서 젊은 협객을 좀 모셔오도록 한 것이오!”소세옥의 놀라

움은 점점 더 컸다. 곰곰이 생각해 봐도 알 수 없었다.’도대체 무예계의 이인(異人)이란 인

물 중에서 원숭이를 키우고있는 사람이 누구란 말인가?’이때, 노인이 또 빙그레 웃는 낯으

로 말했다.”젊은 협객! 그대는 이 노부가 누구라는 게 생각나지 않소?”소세옥은 상반신을

약간 꾸부리면서 대답했다.”네! 늙으신 선배님! 이 후배는 무예계에 발을 들여놓은 지 얼

마 되지 않아서 대선배님같이 고명하신 분들을 잘 알아 뵙지 못합니다!””그도 그럴 거야!

현재 무예계 사람들 중에서도 이 노부를 알아보는 사람은 지극히 드물거든‥‥‥‥”

“그렇다면, 선배님께서는 바로 저 북제송죽(北帝松竹) 대선배님이십니까?””그대의 마음

속에는 남신북제(南神北帝)밖에 없군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