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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팔을 빙글빙글 휘저었다.한줄기 백옥같이 하얀 무지개가 옥퉁소에서 뻗쳐 났다.우지끈! 뚝! 딱!

요란스런 음향이 천지를 진동했다. 옥퉁소에서 뻗쳐 난 하얀 무지개 줄기는, 두 손으로 간신히 움켜잡

을 만한 잣나무의 굵다란 가지를 당장에 두 동강으로 꺾어 버렸다.매소천은 침통하고 비장한 음성

으로 소리를 질렀다.”이 천하에 악독 무비한 놈을 없애 버리지 못한다면 우리 화산파는 영원히 무예

계에서 물러나야 할 것이고, 이 매소천은 저 잣나무가지 같은 운명을 면치 못할 것이오.”천각선사는

매소천이 비분 강개하는 모습을 보자, 처참한 미소를 입가에 띠며 말했다.”매소천 두령 ! 그놈이 지

령을 내린 사흘이라는 기한은 눈 깜짝할 사이에 닥쳐올 것이오. 두 분 두령 형들은 응당 무슨 대책

을 빨리 강구해야 될 게 아니겠소?”제일명이 비장한 결심을 했다는 듯 침통한 표정으로 긴 한숨을

내쉬었다.”조급히 서둘 것은 없소. 명원방장께서 상처를 완전히 치료하고 나신 다음에 다시 상의하

기로 합시다.”매소천이 찌렁쩌렁 울리는 음성으로 앙천 대소했다.”뭣을 상의할 것이 있겠소? 그놈

과 목숨을 내걸고 사생 결단을 해버리는 이외에 또 무슨 다른 방법이 있겠소?”천각선사는 두 눈을

딱 부릅뜨고 먼 하늘을 노려보며 비장한 결심을 한 마디 한 마디 또렷이 밝혔다.”좋소. 지사(志士)

비장한 노랫소리, 장사들의 창자를 끊는 듯한 결심! 이 화상도 생사를 같이 하겠소. 자아, 어서 가

십시다.”천각선사는 말을 마치자 학거비의 시체를 메고 앞장을 섰으며 매소천, 제일명 두 영도자들

은 그 뒤를 따라서 고찰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세 사람이 사라지고 얼마 안 되었을 때, 거기서 과히

멀지 않은 나뭇가지가 얽히고 설킨 숲속으로부터 어떤 사람의 늙수그레한 음성이 들려 왔다.

“얘야, 우리는 또 한 발자국 뒤늦게 도착되었구나.”또랑또랑하고 간들어진 또 다른 음성이 대꾸

했다.”할아버지! 모두 할아버지가 잘못하신 탓이죠. 약을 배합하러 가시지 않고 곧장 이리로 왔다

면 맞닥뜨려 볼 수 있었지 뭐예요?”늙수그레한 음성이 껄껄껄 너털웃음을 쳤다.”얘, 너는 내가

무슨 약을 배합해서 만들었는지 알기나 하느냐?”여자의 음성이 잔뜩 토라진 듯이 대답했다.

“그걸, 제가 어떻게 알아요?”늙수그레한 음성이 또 말했다.”그 약은 굉장히 중요한 약이다. 만약

에 그 약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면, 너의 화상 아저씨의 대가리가 두 쪽이 날 판이라는 걸 너는

모르지?””아앗! 할아버지!”여자의 음성이 자지러지도록 소리를 질렀다.